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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 게임/리뷰

완성도와는 관계가 없었던 파이널 판타지 15 리뷰

2016/12/08 12:21:28


 

11월 29일, 스퀘어 에닉스의 대표적인 프랜차이즈이자, JRPG의 대표라 해도 손색이 없는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정식 넘버링 작품인 파이널 판타지 15가 출시 되었다.

이번 파이널 판타지 15는 게임도 게임이지만, 개발부터 큰 난항을 겪은 작품으로 이미 게임업계에,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팬들에게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다. 수많은 내용 일일이 설명할 수는 없지만,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해보자면, 사실 파이널 판타지 15는 15라는 넘버링의 작품이 아니었다.

믿기실지 모르겠지만, 이번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는 2006년도에 처음 대중에게 소개되었다. 바로 파이널판타지 13 Versus(일명 베르서스)라는 이름으로 말이다. 당시 파이널판타지 13은 3개의 컨셉을 잡았는데 그중 하나가 이번에 출시된 파이널 판타지 15의 전신인 파이널 판타지 13 베르서스 였다.

이때 공개됐을 당시에는 노무라 테츠야, 타바타 하지메 두명의 공동 디렉터가 개발하고 있었지만, 2013년도부터 노무라 테츠야는 총감독 자리에서 하차하고(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 총감독으로 이전) 타바타 하지메가 총감독이 되어 개발을 시작하게 되었다.

▲ 지금과 달리 분위기가 엄청 다크한 베르서스 버전의 녹티스

디렉터가 타바타 하지메로 바뀌면서 기존의 파이널 판타지13 베르서스에서 파이널판타지의 정식넘버링인 15로 출시됨과 동시에 기존에 PS3에서 출시 예정이었던 파이널 판타지 15는 PS4와 XBOX ONE에서 출시됨을 알렸다.

이번 파이널 판타지 15는 개발 기간도 개발 기간인 만큼 수많은 인력과 자금, 다양한 미디어 홍보, 그리고 브라더 후드라는 애니메이션, 킹스 글레이브 라는 장편의 CG무비 등등, 각종 미디어 믹스들이 총집합된 스퀘어 에닉스의 대작 프로젝트다.

게임으로서는 어마어마한 10년이라는 개발 기간, 그리고 앞서 이야기했던 미디어믹스, 즉 엄청난 시간과 자금과 노력이 들어간 만큼, 파이널 판타지 15는 최고의 게임이어야 했다.

 

■ 게이머들은 의미없는 행동을 원하지 않는다.

먼저 게임성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일단 이번 파판15는 기존의 일자 진행이 많았던 이전 파판시리즈에서 탈피한 오픈 월드 진행이 주를 이룬다.

몇몇 시리즈에서는 일자 진행 중간중간 자유도를 집어넣어 다양한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이번 파판15는 처음부터 오픈 월드가 진행되고, 메인 스토리 중후반부에서 일자 진행으로 변경된다. 또한, 일자 진행 중간중간 과거로 돌아가는 기능을 통해 놓친 오픈 월드의 퀘스트를 마음껏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오픈 월드를 지원하는 장치에도 불구하고 이번 파판15의 오픈 월드 자유도를 평점으로 내보자면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밖에 줄 수 없을 것 같다.

출시된 오픈 월드 게임 중에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던 오픈 월드 게임 위쳐3를 예로 들지 않을 수가 없는데, 위 쳐 3의 경우에는 오픈 월드에서 제공되는 다양한 퀘스트들이 분명 단순한 내용도 있지만, 세계관을 이해하도록 돕는 퀘스트라던가, 메인퀘스트의 이해를 돕는 퀘스트라던가 여타 부가 의미 있는 퀘스트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아니면 아예 독립적인 스토리를 통해 또 하나의 메인스토리급 진행이 되도록 하는 경우도 있고 말이다.

그러나 이번 파판15의 메인 스토리 퀘스트를 제외한 기타 퀘스트들은 대부분 진부하며 의미 없는 움직임을 하게 되어 있다. 예를 들면 대부분이 물건을 줏어 와라, 어떠한 몬스터를 처치해라, 등 과거 초창기 RPG 게임의 전형적인 의미 없는 움직임을 플레이하도록 제시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퀘스트들이 나쁘다고만 볼 수는 없지만, 이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은 과거 게이머들과 달리 자신이 하고 있는 행동에 대해 의미가 없는 것을 매우 싫어한다.

▲ 주로 무엇을 잡아달라, 가져와 달라 하는게 사이드퀘스트의 대부분

위쳐3가 고평가를 받는 이유는, 모든 퀘스트가 그렇지는 않지만, 대부분의 퀘스트가 메인 스토리와 연관이 있거나 무언가 의미를 부여하는 퀘스트들로 꾸며져 있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들여서라도 진행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자동차 운전이 자동운전과 수동운전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자동차를 도로 위에서밖에 못 움직이며 자유로운 움직임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 오픈 월드에서의 탈것의 움직임이 아닌 점도 매우 아쉽다.

결국, 이번 파판15의 오픈 월드의 진행 방식은 JRPG가 서양식의 오픈 월드를 어설프게 따라 했다는 냄새가 강하게 풍겨온다.

 



■ 문제가 많은 스토리, 게임으로만 이해 불가능

본문에 게임 내용 누설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우선 필자는 파이널 판타지 15(이하 파판15)가 출시 되기 전, 많은 기대를 안고 미리 스토리와 관계가 있는 영상인 파판15 브라더후드(애니메이션)과 킹스 글레이브(장편 CG영화)를 미리 보고, 모든 스토리를 이해하기 위한 준비를 한 뒤에 플레이를 시작했다.

고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를 시작으로 파이날 판타지 시리즈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성 외에도 미려하고 짜임새 있는 스토리가 게임 속에 잘 녹아 들어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번 파판15는 플롯이 정말 엉클어질 때로 엉클어져 있다는 느낌이다.

전체적인 스토리의 내용을 최대한 함축해 보자면, 첨단기술을 갖추고 세계를 침공하는 니플 하임 제국과 마법으로 이들에게 대항하고 있는 루시스 왕국 간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루시스 왕국의 왕자 녹티스로, 니플 하임 제국이 평화 협정을 핑계로 루시스 왕국을 본격적으로 침공하기 전에 제국군이 제시한 정략결혼을 밖에서 치르게 하겠다며 선견지명을 통해 왕자와 친구들을 포함해 수도 인섬니아 밖으로 내보내 여행을 하게 된다.

이후에 루시스 왕국이 무너진 것을 알고 각종 신과 왕가의 무기들을 찾아서 왕의 힘을 갖추고, 제국군의 숨겨진 배후인 재상 아덴을 자신을 희생하면서 해치우며 세계의 평화를 되찾으며 게임이 마무리된다.

▲ 스토리 진행중 잠시 한눈 팔면 갑작스레 변화한 모습을 보게된다

엔딩을 본 필자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쉽게 정리할 수는 있지만, 유저가 실제로 게임을 플레이 하다 보면 왜? 라는 질문이 한두 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일단 주인공의 성격의 세팅으로 그런 것인가 싶나 하는 생각도 드는 게, 제국으로부터 자신의 나라가 침공당하고 아버지인, 왕이 시해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는 이벤트 그 상황에서는 오열하고 화를 내지만, 정작 그 장면이 지나간 뒤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한 어투의 대사를 하며 스토리를 이어나가 플레이어의 게임 몰입을 방해한다.

게다가 이후에 왕의 힘을 되찾아야 한다는 루시스의 장군 언급에, 그 이유를 제공하는 이벤트나 이야기 설명 없이 맹목적으로 왕가의 무기를 찾으러 세계를 돌아다니게 된다.

▲ 역대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 비중 최하의 히로인 '루나프레야'

더불어 왕가의 힘 중에 하나인 6신의 힘을 얻기 위해서도 돌아디는데, 그 시작을 히로인인 루나 프레야가 시작했다고 하는데, 6신의 도움을 필요로하는 그 이유를 확실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거기에, 그 히로인 마저 비중이 게임의 10%도 되지 않고 급작스레 스토리상 죽는 바람에 6신에 대한 내용은 엔딩 직전까지 무슨 의미인지도 모른 채 공중으로 붕 뜨게 된다.

게다가 스토리의 중후반부에는 오픈 월드가 사라지고 일자 진행이 시작되면서 이루어지는 스토리는 급전개의 시작으로, 갑자기 제국군의 재상 아덴이 제국을 전염병을 통해 몰락시켰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 내용은 '맵'에서 찾을 수 있는 '종이'로 설명해, 플레이하는 유저에게 황당함을 선사한다.

그리고 이어지는 챕터에서는 공포게임을 연상시키는 진행이 뜬금없이 등장해 유저들을 더욱 당황하게 한다.

▲ 애니메이션 브라더후드 및 CG영화 킹스글레이브

대략 필자가 가장 황당했던 부분들을 일부 설명했다. 이 내용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맥락 없는 게임 진행과 스토리가 이어지는 부분이 매우매우매우 많은 편이다.

따라서 앞서 애니메이션과 킹스글레이브 CG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면 안 그래도 이해하기 힘든 진행인데, 더 스토리의 이해가 부족할 것으로 생각된다.

게임이 출시되고 난 뒤, 각종 해외 게임 웹진에서 스토리의 구멍이 많고, 플롯이 엉성하며, 스토리의 이해가 쉽지가 않다는 이야기를 듣고, 평소에 스토리 이해력이 빠르다고 생각하는 필자라면 걱정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지만, 해본 결과, 게임만을 플레이해서는 전반적인 스토리를 이해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 그래픽은 선방? 전투와 여행의 재미

솔직히 이번 파판15의 출시에 앞서 유저들은 스토리의 걱정보다는 게임성과 그래픽적인 문제의 걱정이 매우 앞선 것이 사실이다.

그래픽의 경우 초기에 내놓았던 데모나 트레일러에서 보여주었던 영상들이 너무나도 좋았기 때문에 과연 콘솔기기로 저 정도 수준의 그래픽을 표현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들이 대다수였다.

일부 깐깐하게 그래픽을 살펴보는 유저들을 제외한다면 이번 파판15의 그래픽은 콘솔기기의 성능을 최대한 살린 수준 높은 그래픽으로, 걱정했던 것보다는 선방했다고 생각된다.

특히 그래픽엔진의 세밀함과 성능을 떠나서 특유의 유려한 배경 디자인은 매우 멋지다고 생각되었다.

다만, PS4에 비해 XBOX 플랫폼에서의 해상도가 조금 낮은편이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조금 안좋게 보이는 경향이 느껴져 플랫폼 선택에 조금 고민을 해보길 바란다.

필자는 이번 파판15의 또 다른 장점을 전투라고 생각하는데, 특히 주인공의 능력인 시프트(순간이동)을 통한 빠르고 쾌활한 전투는 파판15만의 가장 큰 재미라고 본다.

특히 그동안 파판시리즈는 게이지를 채워 행동한다는 특유의 턴 방식에서 벗어나 처음으로 자유로운 액션 RPG를 선보이는 만큼 걱정 반 기대 반이었지만 그동안 영상에서 보아 왔던 자유로운 액션에 화려함까지 더해져 전투만큼은 다른 RPG 게임과 다르게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필자가 전투를 만족하기는 했지만, 분명 아쉬운 점도 있는데, 액티브 스킬의 부재가 조금 아쉬웠다. 마법 같은 경우에는 무기 칸에 장착해 수류탄처럼 던지게 되어 있는 데다가 피아식별이 안돼 매우 불편할 뿐만 아니라, 공격 중에 자유롭게 무기변경을 할 수는 있지만, 무기 변경 외에는 주인공이 별다른 스킬을 액티브하게 사용할 게 없다.

따라서 전투는 회피 버튼과 공격 버튼 2개의 버튼이 주를 이뤄 생각보다 컨트롤 하는 맛은 떨어진다.

액티브 스킬이 없는 대신 동료들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게 하는데, 이들의 스킬은 선택만 하면 자동으로 시전 되기 때문에, 이 역시 유저가 컨트롤하는 맛은 느낄 수가 없어 아쉬웠다.

앞 단락에 얘기한 메인 스토리 진행의 아쉬움은 둘째로 치고, 동료들과 거의 항상 붙어 다니면서 싸우고 게임을 진행 하므로 여행의 기분을 느끼는 것 또한 이번 파판15의 또 다른 재미이다.

특히 각 캐릭터마다 특유의 스킬을 통해 중간중간 돌발 이벤트가 일어나기도 한다. 특히 프롬프토의 경우에는 사진을 찍는 이벤트가 돌발적으로 등장해 게임속 배경 디자인을 살펴보도록 하는 경우도 있고 해서 마치 이 세계를 진짜로 돌아다니고 있다고 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

또한, 녹티스의 낚시나 이그니스의 요리레시피 발견 등도 돌아다니면서 수시로 이벤트가 발생하기 때문에 다양한 여행의 재미가 있다.

덤으로 앞서 이야기했던 수준 높은 배경 디자인이 여행의 기분을 한껏 더 높게 끌어 올려준다.

 

■ JRPG의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 대작의 기운만 뿜었던 파이널 판타지 15...무언가 아쉽다

필자가 서론에 설명했듯이, 이번 파판15는 게임으로서는 공개된 이후 어찌 되었던 10년이라는 횟수의 개발 기간과(전부 개발에 힘쓴 것은 아니겠지만) 게임으로서는 대규모의 미디어 믹스 (애니메이션, 장편 CG 영화, TV 광고, 신문광고 등등)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유저들의 평가는 대작 수준이 아닌 그냥 평범한 오픈 월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수작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번 파판15가 판매량은 우수하게 마무리될지는 몰라도, 전반적인 평가가 출시 전 제작사 측에서 광고했던 것, 그리고 유저들이 기대 했던 것들에 비해 너무나도 부족한 부분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최고의 타이틀의 영예에는 못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최근 일본게임을 대표하는 JRPG가 몇 게임을 제외하고는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JRPG를 대표하는 대작 타이틀 중에 하나인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가 흥행을 한번 이끌어 주었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생각보다 아쉽게 되었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해서 서양 RPG 시장에 비해 뒤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게 될 것으로 생각 된다.

이번 파이날 판타지 15도 사실상 서양 RPG를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이기 때문에, 과연 과거 JRPG의 영광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은 언제쯤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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